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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에 남는 책들 언젠가부터 적게 읽더라도 깊이 묵상하는 것이 좋아서 독서량이 줄었다. 그래서 적을 책이 별로 없지만.. 누군가에게 추천할만한 책들을 추리기 위해 한 번 읽었던 책들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학습 1. 강신주, 철학 vs 철학 철학사 공부를 하기 위해서 선정한 책. 동서양철학사를 서양중심이 아닌, 동서양 철학 사이에서 비교적 균형잡힌 시각으로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 주제별로 정리되어 있어 가벼운 입문용으로도 적당하며, 저자 강신주의 특성을 잘 생각해보며 책 전체에 깔린 귀결을 낱낱히 비판해보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이번 인문학모임 1학기 스터디에서 동양철학편을 공부하면서 나가르주나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며 사상의 심오함을 배울 수 있었다. 2. 김용옥, 절차탁마 대기만성 동서양 고전의 경전화를 경계하는 .. 더보기
우리는 기억해 산 사람을 기억하는 일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거니와 간 사람을 기억하는 일은 더욱 그렇습니다 지난 금요일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신 전도사님과의 추억을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이때문입니다 그분은 처음 만난 저를 신 선생님이라 칭하며 멀리서 교회를 찾아오는 저의 열정을 치하하셨고 병이 있는 몸으로도 우리 청년들을 사랑하며 함께 하셨습니다 주일 오후면 청년 예배 말씀을 전하기 위해 조용히 기도하며 준비하시던 전도사님의 뒷모습이 생생합니다 엉뚱하고 공격적인 물음이라도 열린 마음으로 하나님을 신뢰하며 들어주시던, 대답해주시던 전도사님의 목소리와 표정을 기억합니다 망월동에 묻힌 영혼들, 저마다 이러한 이야기를 가진 개인들, 임균수 선배님을 기억합니다 바다에 묻힌 영혼들, 2014년 4월 16일 이전에도 이.. 더보기
예수 따라 사는 것, 예수처럼 사는 것 지난 겨울 수련회 라디오 시간에 나는 학자금 대출에 자취방 월세에 생활비에 돈 버느라 안식일에 쉬지 못하는 이 시대 청년으로서의 고민을 내놓았다. 나는 패널 목사님이 1. 예수님이 바리새인들에게 하셨듯이 꾸짖거나 2. 아니면 네가 맞다, 잘 하고 있다 우쭈쭈 하실 줄 기대하고 잔뜩 긴장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목사님의 반응은 예상 밖이었다. 가장 먼저 청년들이 놓인 그런 상황에 진심으로 마음아파하셨다. 그리고 원래 정답은 없지만 어쨌든 답변은 또 내가 내놓은 모든 해답들과도 다른 것이었고. 어쩌면 나에게 답이 없으니까 물어본 거긴 하지만. 목사님이 말씀하신 대안은 공동체였다. 원칙은 나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일을 하는 것. 공동체라는 안전망이 없을 때는 지금 당장 먹고 사는 일이 가장 중요하고도 필요.. 더보기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예수께서 무리를 보시고 산에 올라가 앉으시자 제자들이 곁으로 다가왔다. 예수께서는 비로소 입을 열어 이렇게 가르치셨다.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슬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위로를 받을 것이다. 온유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땅을 차지할 것이다. 옳은 일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만족할 것이다. 자비를 베푸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자비를 입을 것이다. 마음이 깨끗한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을 뵙게 될 것이다. 평화를 위하여 일하는 사람은 행복하다. 그들은 하느님의 아들이 될 것이다. 옳은 일을 하다가 박해를 받는 사람은 행복하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나 때문에 모욕을 당하고 박해를 받으며 터무니없는 말로 갖은 비난을 다 받게.. 더보기
이런 힐링 ​연애의 걸림돌, 낮은 자존감에 이은 내 목소리가 들리니 낮은 자존감은 단지 연애의 걸림돌만은 아닙니다. 길 위의 돌이라기보다는 내 양말 속에 든 작은 돌멩이일 것입니다. 늘 발가락 한 구석을 찌르고 불편하게 하는, 온전한 걸음걸이를 방해하는, 그렇다고 휙 벗어서 탁탁 털어낼 수도 없는 것 말이죠. 일, 관계, 소명,... (지상에서 가장 안전한 곳) "그러나 기쁜 소식이 있습니다. 나쁜 목소리에 묻혀서 잘 들리지 않지만 분명하게 존재하는 또 다른 목소리입니다. '너는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나의 귀염둥이 나의 사랑이다'(사 43:3, 공동번역) 하늘 아버지의 목소리입니다." 그리고 고등학교 시절 그 목소리의 통로가 되어준 미가엘 공동체에서의 크리스마스 파티. 4년만에 만난 너무 아름다운 사람들! 그리.. 더보기
헤드윅 2 Hegwig and the angry inch는 불쌍한 헤드윅과, '나쁜'인줄 알았던 '불쌍한' 토미의 이야기이다. 사랑을 위한, 사랑에 의한, 사랑에 대한 아주 특별한 이야기이다. 사실 헤드윅 헤드윅 하지만 생각하는 것만큼 여러 번 본 것도 아니다. 전체를 다 본 것은 서너 번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장면장면과 그들의 이야기를 생각하게 된다. 보는 것보다 묵상을 많이 하게 된다. 헤드윅의 어쩌면 그로테스크한 성적 정체성은 사랑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추상화시키면서도 사랑 이야기의 본질만을 다룰 수 있게 한 장치이다. 헤드윅과 토미가 그냥 평범한 남녀였다면, 토미는 왜 헤드윅에게 놀라고 그를 징그러워했고 충동적으로 떠나야만 했는지 구구절절한 이유를 대.. 더보기
망하면 망하리라 [다니엘과 그의 친구들은] 다만 망하면 망할지라도 의에 합당한 것, 신의에 합한 일이면 감행하고, 땅 짚고 헤엄치듯이 안전한 일이라도 불의한 것은 거절한 것뿐입니다. ... 신앙생활은 기술이 아니라, 천하의 대도, 공의를 활보하는 생활입니다. '망하면 망하리라'는 각오로써. - , 홍성사, 40~41쪽. 안 되면 못하는 거지 오합지졸로 협박으로 강제로 해봤자 안 된다는 것. 왜 오합지졸로 자치 같지도 않은 자치단체를 구성해야만 하는 것일까. 더보기
선포 그대는 말씀을 선포하십시오. 기회가 좋든지 나쁘든지, 꾸준하게 힘쓰십시오. 끝까지 참고 가르치면서, 책망하고 경계하고 권면하십시오. 때가 이르면, 사람들이 건전한 교훈을 받으려 하지 않고, 귀를 즐겁게 하는 말을 들으려고 자기네 욕심에 맞추어 스승을 모아들일 것입니다. 그들은 진리를 듣지 않고, 꾸민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것입니다. 그러나 그대는 모든 일에 정신을 차려서 고난을 참으며, 전도자의 일을 하며, 그대의 직무를 완수하십시오. (디모데후서 4장 2-5절) 공부하여 글을 쓰는 이유 사람들이 듣지 않아도 이야기를 하는 이유 더보기
헤드윅 Wicked little town이 흘러나오는데 오랜만에 헤드윅이 생각났다. Origin of love와 Wicked little town 만큼 헤드윅을 잘 나타내는 노래는 없는 것 같다. 아마 이 두 곡이 내가 헤드윅을 느끼는 방식일지도. 며칠 전에 누가 나에게 묻는다. 언제 화를 내냐고. 아주 곰곰히 생각해보았는데 나는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다. 가끔가다 손발이 차가워지고 가슴이 뛰고 밤새 잠을 못 이룰만큼 흥분되면서 분노할 때는 있지만, 그에 비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내고 투정부리는 것은 화까지는 아니고 그저 귀여운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분노하는 대상은 주로 무형의 대상이다. 예를 들면 지난 겨울 무언가에 화가 나 자보를 썼고, 학생들에 화가 나 투서를 썼으며,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며 국가와 사람.. 더보기
Amy Winehouse 우울한 기분이 계속되어서 음악을 뒤적거리다 오랜만에 Back to Black을 발견해서 며칠째 듣고 있다. 이 사람 노래를 계속 듣다가는 덩달아 정신이 나가버릴 만큼 흡입력이 있고 감정이 묻어나온다. 젊은 나이에 뜨고 요절했지만 恨이나 쏘울로 치면 중년 가수 못지 않은 감정이 실린 그녀의 노래는 중독성이 아주 강하다. 가사와 곡조가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이미지와 생애와 함께 착착 감긴다. 특히 Back to black에서 중간 부분에 black... black... black... 할 때 여백에서 느껴지는 공허함에 매번 감탄한다. 고통은 다른 사람을 이해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에이미 와인하우스에 비하면 나는 외적으로는 비할 데 없이 유복하게 자랐지만, 가끔 찾아오는 우울이라는 고통으로 인해 그 사람의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