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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감상평

기억에 남는 책들

언젠가부터 적게 읽더라도 깊이 묵상하는 것이 좋아서 독서량이 줄었다. 그래서 적을 책이 별로 없지만.. 누군가에게 추천할만한 책들을 추리기 위해 한 번 읽었던 책들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학습

1. 강신주, 철학 vs 철학

철학사 공부를 하기 위해서 선정한 책. 동서양철학사를 서양중심이 아닌, 동서양 철학 사이에서 비교적 균형잡힌 시각으로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 주제별로 정리되어 있어 가벼운 입문용으로도 적당하며, 저자 강신주의 특성을 잘 생각해보며 책 전체에 깔린 귀결을 낱낱히 비판해보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이번 인문학모임 1학기 스터디에서 동양철학편을 공부하면서 나가르주나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며 사상의 심오함을 배울 수 있었다.

 

2. 김용옥, 절차탁마 대기만성

동서양 고전의 경전화를 경계하는 내용이 주가 된다. 그 주장을 다 받아들인 것은 아니지만, 나로 하여금 처음으로 성경이 어떤 책인지 고민하는 것뿐만 아니라 공부하게 하는 책이었다. 내가 22년간 살면서 만나온 그 어느 기독교인보다 더 성경(판본)에 대한 것을 많이 알려주었는데, 그때 얻은 지식은 나중에 수정되었지만 어쨌든 그때는 이런 것을 도올에게 가장 먼저 배운다는 사실이 참 수치수러웠다.

 

3. 레스터 킹, 의사들의 생각

의학 입문서로 정말 훌륭한 책이나 번역이 아쉽다. 되도록이면 영문판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의사이자 의학자인 레스터 킹이 의학에서 왜 인문학적인 생각이 필요한지 적당한 사례들을 들어가며 설명해준다. 

 

 

 

(주로 수필)

1. 은수연, 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친족성폭력 피해자의 생존수기. 그녀의 눈물이 어떻게 빛을 만나 반짝이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 한창 고통을 어떻게 이겨내는지에 몰두해 있었을 때 고통을 살아낸 그녀를 보고 힘을 얻었다.

 

2. 김병년, 바람 불어도 좋아, 난 당신이 좋아

선물받은 책. 뇌졸중으로 거의 10년째 병상에서 거의 의식 없이 지내는 사모님을 사랑하려고 분투하는 김병년 목사님의 이야기. 사랑이란 무엇일까, 사람을 사랑한다는 건 그 사람의 어떤 점을 사랑하는 것일까, 라고 묻는다면 바로 이런 게 사랑일 것이다.

 

3. 장 바니에, 시보다 아름다운 예수전

이 책 역시 선물받은 책인데, 복음서를 수필로 풀어낸 묵상집이다. 예수님이 어떤 분이셨을지 조금씩 조금씩 따라가면서 우리의 왜곡된 내면을 함께 들여다볼 수 있게 된다.

 

4. 하워드 진, 달리는 기차 위에 중립은 없다

고등학교 때 촘스키와 함께 처음으로 학자가 무엇인지 배우고 꿈을 꾸게 해준 책이었다. 공부하고 또 그것을 살아내는 삶을 보여준 하워드 진의 삶을 담은 수필이다.

 

5. 스캇 펙, 아직도 가야할 길

내면세계의 왜곡을 어떻게 풀어야할 지 모를 때, 그것을 풀어내는 것이 너무 고통스러울 때 공동체에서 함께 읽은 책이다. 완전하지 않은 인간이기에 우리는 항상 우리 자신을 바꾸어나가고, 누군가를 사랑함으로 인해 또한 바꾸어나가게 되는데 그것이 힘들고 어렵지 않도록 우리를 도와준다. 실제로 스캇 펙은 정신과 의사이며 상담을 지도하고 있다. 

 

6. 필립 얀시, 하나님, 당신께 실망했습니다

내멋대로의 인격적 하나님만 알고 있던 때 만유를 주재하는 신이 무엇인지 알게 해준 책이다.

 

7. 김규항, 예수전

 

8. 송강호, 평화, 그 아득한 희망을 걷다

 

9. 본회퍼, 이땅에서 그리스도인으로 설 수 있을까

 

 

 

문학

1. 김연수,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계의 끝 여자친구, 원더보이, 사월의 미 칠월의 솔

말이 필요 없는 김연수... 그의 소설은 읽어봐야 함!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세계의 끝 여자친구는 두근두근하면서도 애닲다. 같이 아파하면서 결국에는 우리 손을 사랑으로 잡아 이끈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한, 우리는 노력해야만 한다."(세계의 끝 여자친구)

 

2. 나희덕, 그곳이 멀지 않다

 

3. 이해인, 작은 위로

아픔과 슬픔에 잠겨 있을 때 위로가 되는 시집!

 

 

 

  그 외 『뜻으로 본 한국역사』(함석헌), 『공부하는 삶』(앙토냉 질베르 세르티양주), 『서양철학사』(요한네스 힐쉬베르거)은 정독하지는 않았고 앞부분만 읽고 시간이 없어 덮어두었는데 그것만으로 굉장한 위로가 되는 책들이었다. 이를테면 『뜻으로 본 한국역사』는 시간차가 있는 두 서문 간의 차이를 보며 한국적인 기독교 사상으로 심화되어가는 것을 볼 수 있었고, 『공부하는 삶』은 '학문'을 현실적인 직업으로 삼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조금이라도 공부하려는 의지와 하루 몇십 분의 노력만으로 충분히 공부하는 삶을 살고 있는 것이라고 위로해주었다. 『서양철학사』는 '철학이란 진리가 아니라 안티테제에 불과한 것이 아닐까' 하는 고민에 빠져 있던 중에 철학은 하나의 현상이며 그 현상을 태동시킨 배경에 대한 공부가 진정한 철학공부라고 알려주었다.

  『동의보감』과 『의방유취』와 같은 동양의 방대한 의서는 여기서 다 적지는 못하지만 이 책들의 의론(醫論) 부분에서는 우리 생명과 몸, 자연에 대한 사상을 배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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