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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감상평

영화 아이들 #아이들 #파수꾼 #윤성현 넷플릭스 드라마 DP를 3번 보고 구교환 배우에 더욱 빠져서 정주행 덕질 중에 아이들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중간쯤 되니 작년에 본 파수꾼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이런 저런 서치를 해보니 같은 감독이 제작한 영화였다. 파수꾼은 정말 입이 떡 벌어지게 감탄스러운 수작이다. 그리고 내가 절대 겪을 수 없는 10대 남자들의 섬세한 심리 묘사가 나에게 직업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그것 말고도 영화를 다 보고 쓰린 마음이 사뭇 오래 갔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영화 아이들을 보면서 그 때가 기억나 한참 감상에 젖다가 몇 년 만에 감상평을 남겨본다. #구교환 아이들에서 처음에 굳어 있던 표정이 묘한 웃음 띤 얼굴로 바뀌어가는 게 참 오묘했다. 묘한 표정을 가진 배우다. DP에서 처음 본 유해진.. 더보기
미안하다 사랑한다 아주 오랜만에 '미안하다, 사랑하다'를 다시 보다. 여러 번 보았지만 이번에는 너무 오랜만이어서 또 감상이 새롭다. 1. 스토리에 빠져들지 않고 관망할 수 있게 되었다. 러브스토리에 너무 몰입하는 게 힘들었는데 빨려들어가지 않고 바라보는 힘이 생겨서 더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천천히 조금씩 감상할 수 있었다. 2.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하나 소중하게 보였다. 모든 사람들이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한 선택들을 하였다. 그 선택들이 모여서 희극을, 그리고 비극을 낳았다. 우리는 모두 연약하고 부족한 아담이기 때문에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갈치, 갈치엄마 윤서경, 지영, 오들희, 윤, 은채, 무혁, 은채아빠, 강민주, 신구할아버지.. 3. 오들희의 눈물 마지막회에서 무혁에게 라면을 끓여.. 더보기
보통의 존재 서점에서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라는 노란 책을 읽었다. 남조교오빠가 예전에 올린 책 내용을 보고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던 책이었다. 긴가민가 했는데 언니네 이발관 멤버였다. 언니네 이발관 노래 중 아는 거라곤 '가장 보통의 존재' 하나 뿐인데, 너무 밋밋하고 단조로워 다소 재미없고 그저 냉소적일 뿐 희망도 없다고 생각했다. ​당신을 애처로이 떠나보내고 내가 온 별에선 연락이 온지 너무 오래되었지 아무도 찾지 않고 어떤 일도 생기지 않을 것을 바라며 살아온 내가 어느날 속삭였지 나도 모르게 이런 이런 큰일이다 너를 마음에 둔게 당신을 애처로이 떠나보내고 그대의 별에선 연락이 온지 너무 오래되었지 너는 내가 흘린 만큼의 눈물 나는 니가 웃은 만큼의 웃음 무슨 서운하긴, 다 .. 더보기
영화 암살 감상 (※감상평이므로 스포일 가득!!) 1. 몰랐으니까.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마지막에 밀정 염석진(이정재)이 죽을 때 남긴 말이었다. "몰랐으니까, 해방될 줄 몰랐으니까." 하나님나라가 올 줄 모르고, 믿지 못하고 살면 그렇게 연약한 삶을 살게 될까. 2. 우린 계속 알려줘야지. 고작 민족 반역자 두 명 죽인다고 독립이 오냐는 질문에 안옥윤(전지현)은 '모르지... 알려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라고 말한다. 오늘 무슨 한 가지 일을 한다고 해서 하나님나라가 내일 올 지 우리는 모른다. 그래도 하나님나라가 올 것을 잘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우린 계속 살아내고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그 때에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몰랐으니까.. 더보기
영화 연평해전 감상 나는 선악구도가 너무 평면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도 악인이 없고 다 불쌍한 작품이 좋다. 왜냐면 세상을 그렇게 보라고 우리가 공부하고 기도하는 삶을 사는 거니까. 나쁜 사람더러 나쁘다고 욕하고 착한 사람더러 착하다고 감탄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남을 아프게 하는 삶을 긍정하자는 것이 아니고 반성과 변화를 촉구하는 방향으로 나가자는 것이다. 그것이 너와 나를 모두 살리는 길이다. 사실 그래서 선악구도 설정이 너무 심한 액션 영화는 별로다. 세상에 그런 악은 잘 없다(헐리우드 액션영화에 잘 나오는 이라크, 북한, 범죄조직 등등). 어떤 사람은 진짜 의에 주리고 목마를 때 순수악을 타파하고자 하는 분노를 그런 영화에 대입시켜서 해소한다고도 하지만, 나는 오히려 영화를 현실화해서 생.. 더보기
기억에 남는 책들 언젠가부터 적게 읽더라도 깊이 묵상하는 것이 좋아서 독서량이 줄었다. 그래서 적을 책이 별로 없지만.. 누군가에게 추천할만한 책들을 추리기 위해 한 번 읽었던 책들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학습 1. 강신주, 철학 vs 철학 철학사 공부를 하기 위해서 선정한 책. 동서양철학사를 서양중심이 아닌, 동서양 철학 사이에서 비교적 균형잡힌 시각으로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 주제별로 정리되어 있어 가벼운 입문용으로도 적당하며, 저자 강신주의 특성을 잘 생각해보며 책 전체에 깔린 귀결을 낱낱히 비판해보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이번 인문학모임 1학기 스터디에서 동양철학편을 공부하면서 나가르주나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며 사상의 심오함을 배울 수 있었다. 2. 김용옥, 절차탁마 대기만성 동서양 고전의 경전화를 경계하는 .. 더보기
헤드윅 2 Hegwig and the angry inch는 불쌍한 헤드윅과, '나쁜'인줄 알았던 '불쌍한' 토미의 이야기이다. 사랑을 위한, 사랑에 의한, 사랑에 대한 아주 특별한 이야기이다. 사실 헤드윅 헤드윅 하지만 생각하는 것만큼 여러 번 본 것도 아니다. 전체를 다 본 것은 서너 번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항상 장면장면과 그들의 이야기를 생각하게 된다. 보는 것보다 묵상을 많이 하게 된다. 헤드윅의 어쩌면 그로테스크한 성적 정체성은 사랑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않고 추상화시키면서도 사랑 이야기의 본질만을 다룰 수 있게 한 장치이다. 헤드윅과 토미가 그냥 평범한 남녀였다면, 토미는 왜 헤드윅에게 놀라고 그를 징그러워했고 충동적으로 떠나야만 했는지 구구절절한 이유를 대.. 더보기
헤드윅 Wicked little town이 흘러나오는데 오랜만에 헤드윅이 생각났다. Origin of love와 Wicked little town 만큼 헤드윅을 잘 나타내는 노래는 없는 것 같다. 아마 이 두 곡이 내가 헤드윅을 느끼는 방식일지도. 며칠 전에 누가 나에게 묻는다. 언제 화를 내냐고. 아주 곰곰히 생각해보았는데 나는 좀처럼 화를 내지 않는다. 가끔가다 손발이 차가워지고 가슴이 뛰고 밤새 잠을 못 이룰만큼 흥분되면서 분노할 때는 있지만, 그에 비하면 주변 사람들에게 짜증내고 투정부리는 것은 화까지는 아니고 그저 귀여운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분노하는 대상은 주로 무형의 대상이다. 예를 들면 지난 겨울 무언가에 화가 나 자보를 썼고, 학생들에 화가 나 투서를 썼으며, 세월호 참사를 바라보며 국가와 사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