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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감상평

미안하다 사랑한다

아주 오랜만에 '미안하다, 사랑하다'를 다시 보다.

여러 번 보았지만 이번에는 너무 오랜만이어서 또 감상이 새롭다.


1. 스토리에 빠져들지 않고 관망할 수 있게 되었다.

러브스토리에 너무 몰입하는 게 힘들었는데 빨려들어가지 않고 바라보는 힘이 생겨서 더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천천히 조금씩 감상할 수 있었다.


2.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하나 소중하게 보였다.

모든 사람들이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한 선택들을 하였다. 그 선택들이 모여서 희극을, 그리고 비극을 낳았다. 우리는 모두 연약하고 부족한 아담이기 때문에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갈치, 갈치엄마 윤서경, 지영, 오들희, 윤, 은채, 무혁, 은채아빠, 강민주, 신구할아버지..


3. 오들희의 눈물

마지막회에서 무혁에게 라면을 끓여주고 나서 오들희는 혼자 운다. 예전에는 그 장면이 텔레파시처럼 무혁의 마음이 전해져 오들희도 우는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이번에 천천히 다시 볼 때는 그 눈물이 30년 묵힌 회한임을 알 수 있었다. 아무리 오랜 옛날의 일이더라도 꺼내보고 나면 그 감정들은 그대로 그렇게 남아있음을..


4. 강민주의 재발견

곁다리로 나오는 인물이라고 생각했으나 이번에 다시 보니 강민주라는 인물도 새롭고 소중하다. 바람둥이, 날라리라고 하지만 그녀는 사실 자기를 사랑할 줄 아는 인물이다. 자기가 어떤 사람인지 알고(혹은 안다고 생각하고) 그에 맞추어 자신감 넘치게 행동하는 것이 좋아보였다. 1화에 나온 지영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그 선택들이 그들이 예상했던대로 흘러갔으면 참 좋았으련만, 민주도, 지영도, 결국에는 사랑에 굴복하고 만다. 그들은 사랑 없이도 살 수 없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게 너무 마음이 아팠다.

 

5. 사랑, 은혜에 대한 감사

생각만큼 사랑받는 것에 대해 감사하는 것이 당연한 반응은 아니다. 방어기제가 작동해 벽을 쌓을 수도, 그러면서 좋아해주는 사람을 의심하고 미워하기도 다반사다. 반면 사랑받는 것을 너무 당연히 여겨서 고마운 줄도 모르는 사람도 있다. 어린 윤이는 그런 사람 중 하나였고, 그래서 상처 받았던 은채는 사랑받는 것의 고마움을 알았다. 아마 나도 예전에는 사랑해주는 사람을 경계하거나, 또 어떤 사람에게는 너무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그랬던 적이 있다. 사랑받는 것은 감사할 일이라는 것을 알아서 다행이다. 앞으로도 경계하고 무서워하지 않고 더 많이 열린 마음으로 고마워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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