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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아이들 #아이들 #파수꾼 #윤성현 넷플릭스 드라마 DP를 3번 보고 구교환 배우에 더욱 빠져서 정주행 덕질 중에 아이들이라는 영화를 보았다. 중간쯤 되니 작년에 본 파수꾼이라는 영화가 떠올랐다. 이런 저런 서치를 해보니 같은 감독이 제작한 영화였다. 파수꾼은 정말 입이 떡 벌어지게 감탄스러운 수작이다. 그리고 내가 절대 겪을 수 없는 10대 남자들의 섬세한 심리 묘사가 나에게 직업적으로도 도움이 된다. 그것 말고도 영화를 다 보고 쓰린 마음이 사뭇 오래 갔던 기억이 난다. 이번에 영화 아이들을 보면서 그 때가 기억나 한참 감상에 젖다가 몇 년 만에 감상평을 남겨본다. #구교환 아이들에서 처음에 굳어 있던 표정이 묘한 웃음 띤 얼굴로 바뀌어가는 게 참 오묘했다. 묘한 표정을 가진 배우다. DP에서 처음 본 유해진.. 더보기
기다림 기다림은 언제나 즐거움이어라 한없이 어둔 밤길을 홀로 걸어갈 때에도 마지막 달린 꽃잎마냥 소망이 다해져갈 때에도 온몸이 타들다 못해 까맣 재로 바스러져갈 때에도 그 눈물과 바람과 열망이 길러낸 열매 하나, 둘, 맺어가는 계절의 끝에 기다림은 언제나 벅찬 가슴을 태워 스러지지 않을 보석을 맺는 즐거움이어라 2015.05.25. 더보기
일상의 영성 하루하루 해가 뜨는 시간이 빨라진다. 개강할 때는 7시반 정도까지도 해가 안 뜨더니 요새는 6시반에 일어나면 동이 트는 걸 볼 수 있다. 다가오는 봄을 느낀다. 따스한 여름이 벌써 기다려진다. 몸과 마음이 분주했던 하루를 마치고 나에게 익숙한 내음이 나는 집에 와서 따스하게 누런 이케아 전등—엄마가 공수해온 110 볼트짜리—을 켜고, 흐트러진 옷가지와 널부러진 물건들을 제자리에 두고 빨래한 옷을 개고 튿어진 곳을 바느질로 여미고 바닥에 널린 티끌과 머리카락을 주우면 저녁 시간이 다 간다. 나에게 주어진 이곳과 내 마음을 이렇게 차분하게 갈무리하다보면 자연스레 이로부터 하나님의 얼굴을 구하게 된다. 그것이 좋다. 내가 간절히 바라던대로 하나님 앞에서—다른 사람에 의존해서가 아니라—새 힘을 찾을 수 있게 되.. 더보기
살림과 영성 일상에서 하나님을 느끼고 싶다. 숨쉬고, 먹고, 자고, 싸는 이 모든 것이 신앙이고 싶다. 바닥부터 시작하려고 익산에 내려왔다. 굳이 혼자 해야 할 필요는 없지만(이미 그렇게 살고 있는 사람들이나 공동체는 많이 있으므로 함께할 수도 있지 않은가), 어쩌다 보니 나는 홀로되었다. 나의 역량 때문이기도, 내가 처한 환경 때문이기도 하다. 나는 그것을 하나님의 뜻이라고 생각했고, 이렇게 하는 것이 순종이라고 생각했다.'누군가를 위해' 쓸고 닦고 치우고 정리하고 밥하고 등등 몸을 움직이는 것은 짜증날 때도 있지만 대체로 보람찬 일이다. 다른 사람에 의해 내 존재가치가 증명된다. 혹시 잘 되지 않더라도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함께한다는 그 사실만으로 즐겁고 행복할 때가 있다.나 자신의 몸을 위해 쓸고 닦고 정리하고.. 더보기
미안하다 사랑한다 아주 오랜만에 '미안하다, 사랑하다'를 다시 보다. 여러 번 보았지만 이번에는 너무 오랜만이어서 또 감상이 새롭다. 1. 스토리에 빠져들지 않고 관망할 수 있게 되었다. 러브스토리에 너무 몰입하는 게 힘들었는데 빨려들어가지 않고 바라보는 힘이 생겨서 더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었다. 천천히 조금씩 감상할 수 있었다. 2. 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하나하나 소중하게 보였다. 모든 사람들이 누군가를 사랑하기 위한 선택들을 하였다. 그 선택들이 모여서 희극을, 그리고 비극을 낳았다. 우리는 모두 연약하고 부족한 아담이기 때문에 그저 그렇게 살아가는 수밖에 없다. 갈치, 갈치엄마 윤서경, 지영, 오들희, 윤, 은채, 무혁, 은채아빠, 강민주, 신구할아버지.. 3. 오들희의 눈물 마지막회에서 무혁에게 라면을 끓여.. 더보기
보통의 존재 서점에서 이석원의 '보통의 존재'라는 노란 책을 읽었다. 남조교오빠가 예전에 올린 책 내용을 보고 읽어봐야겠다 생각했던 책이었다. 긴가민가 했는데 언니네 이발관 멤버였다. 언니네 이발관 노래 중 아는 거라곤 '가장 보통의 존재' 하나 뿐인데, 너무 밋밋하고 단조로워 다소 재미없고 그저 냉소적일 뿐 희망도 없다고 생각했다. ​당신을 애처로이 떠나보내고 내가 온 별에선 연락이 온지 너무 오래되었지 아무도 찾지 않고 어떤 일도 생기지 않을 것을 바라며 살아온 내가 어느날 속삭였지 나도 모르게 이런 이런 큰일이다 너를 마음에 둔게 당신을 애처로이 떠나보내고 그대의 별에선 연락이 온지 너무 오래되었지 너는 내가 흘린 만큼의 눈물 나는 니가 웃은 만큼의 웃음 무슨 서운하긴, 다 .. 더보기
영화 암살 감상 (※감상평이므로 스포일 가득!!) 1. 몰랐으니까. 영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마지막에 밀정 염석진(이정재)이 죽을 때 남긴 말이었다. "몰랐으니까, 해방될 줄 몰랐으니까." 하나님나라가 올 줄 모르고, 믿지 못하고 살면 그렇게 연약한 삶을 살게 될까. 2. 우린 계속 알려줘야지. 고작 민족 반역자 두 명 죽인다고 독립이 오냐는 질문에 안옥윤(전지현)은 '모르지... 알려줘야지, 우린 계속 싸우고 있다고'라고 말한다. 오늘 무슨 한 가지 일을 한다고 해서 하나님나라가 내일 올 지 우리는 모른다. 그래도 하나님나라가 올 것을 잘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기 위해 우린 계속 살아내고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하지 않을까. 그 때에 그렇게 말하는 사람이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 '몰랐으니까.. 더보기
영화 연평해전 감상 나는 선악구도가 너무 평면적으로 드러나는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다. 아무도 악인이 없고 다 불쌍한 작품이 좋다. 왜냐면 세상을 그렇게 보라고 우리가 공부하고 기도하는 삶을 사는 거니까. 나쁜 사람더러 나쁘다고 욕하고 착한 사람더러 착하다고 감탄하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다. 남을 아프게 하는 삶을 긍정하자는 것이 아니고 반성과 변화를 촉구하는 방향으로 나가자는 것이다. 그것이 너와 나를 모두 살리는 길이다. 사실 그래서 선악구도 설정이 너무 심한 액션 영화는 별로다. 세상에 그런 악은 잘 없다(헐리우드 액션영화에 잘 나오는 이라크, 북한, 범죄조직 등등). 어떤 사람은 진짜 의에 주리고 목마를 때 순수악을 타파하고자 하는 분노를 그런 영화에 대입시켜서 해소한다고도 하지만, 나는 오히려 영화를 현실화해서 생.. 더보기
기억에 남는 책들 언젠가부터 적게 읽더라도 깊이 묵상하는 것이 좋아서 독서량이 줄었다. 그래서 적을 책이 별로 없지만.. 누군가에게 추천할만한 책들을 추리기 위해 한 번 읽었던 책들을 다시 떠올려보았다. 학습 1. 강신주, 철학 vs 철학 철학사 공부를 하기 위해서 선정한 책. 동서양철학사를 서양중심이 아닌, 동서양 철학 사이에서 비교적 균형잡힌 시각으로 서술하고 있는 책이다. 주제별로 정리되어 있어 가벼운 입문용으로도 적당하며, 저자 강신주의 특성을 잘 생각해보며 책 전체에 깔린 귀결을 낱낱히 비판해보며 읽는 재미도 쏠쏠하다. 특히 이번 인문학모임 1학기 스터디에서 동양철학편을 공부하면서 나가르주나에 대한 편견을 해소하며 사상의 심오함을 배울 수 있었다. 2. 김용옥, 절차탁마 대기만성 동서양 고전의 경전화를 경계하는 .. 더보기
우리는 기억해 산 사람을 기억하는 일도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거니와 간 사람을 기억하는 일은 더욱 그렇습니다 지난 금요일 하나님의 품으로 돌아가신 전도사님과의 추억을 많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는 것은 이때문입니다 그분은 처음 만난 저를 신 선생님이라 칭하며 멀리서 교회를 찾아오는 저의 열정을 치하하셨고 병이 있는 몸으로도 우리 청년들을 사랑하며 함께 하셨습니다 주일 오후면 청년 예배 말씀을 전하기 위해 조용히 기도하며 준비하시던 전도사님의 뒷모습이 생생합니다 엉뚱하고 공격적인 물음이라도 열린 마음으로 하나님을 신뢰하며 들어주시던, 대답해주시던 전도사님의 목소리와 표정을 기억합니다 망월동에 묻힌 영혼들, 저마다 이러한 이야기를 가진 개인들, 임균수 선배님을 기억합니다 바다에 묻힌 영혼들, 2014년 4월 16일 이전에도 이.. 더보기